삐약이

지금으로부터 8년 전 나는 할머니를 따라 과학 학원에 구경을 가게 되었다. 학원은 들어가자 마자 여러 동물 소리로 가득했다. 햄스터부터 시작해서 메추리, 실험용 쥐, 도마뱀 등 여러 동물들이 있었다. 나는 한창 재미있게 구경하다 한 동물이 눈에 띄었다. 바로 메추리였다. 메추리는 나에게 약간은 어색한 동물이었지만 보자마자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학원에 다니면 준다는 말을 듣고 나는 그때부터 학원을 다녔다.
나는 영어도 배울 겸 영어로 수업 하는 과학반에 들어갔다. 영어로 말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 힘들었지만 메추리를 키우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다니다 보니 영어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메추리를 받는 반에 들어가게 되었다.나는 신난 마음으로 부화기 3개의 메추리 알을 받았다. 한 달 동안 온도 조절도 하고 알도 돌려준 끝에 메추리 두 마리가 부화했다. 나는 우선 상자에 신문지와 담요를 깔아 준 후 전구를 비쳐 따뜻하게 해 주었다.
하지만 그 다음날 좀 추웠는지 한마리가 세상을 떠났다. 나는 너무 슬펐지만 남은 한 마리라도 잘 키워야 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남은 한 마리에게 ‘삐약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울음 소리가 삐약삐약 거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삐약이는 나와 함께 우리 집에서 살게 되었다.
처음 키워 보는 거라 모든 게 서툴러지만 나는 진심으로 삐약이를 열심히 키웠다. 나는 삐약이에게 밥도 사주고 집도 사주면서 정성스럽게 키웠다. 어느날은 집에 구멍이 있었는지 삐약이가 탈출하여 온 집을 뒤졌지만 포기 할 때쯤 창문에 앉아 있는 삐약이를 찾은 적도 있었다. 삐약이는 노란털에 작은 깃털이 나기 시작하더니 어엿한 하얀 새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때와 같이 삐약이 집 청소를 하러 삐약이를 보니 그날따라 힘 없이 누워 있었다. 보통은 삐약이가 너무 활발하여 다른 통으로 옮긴 후 청소했지만 그날은 삐약이가 있는 상태로 집을 치웠다. 하지만 약 1시간 뒤에 삐약이는 세상을 떠났다.
나는 원래 수명보다 반 년을 더 살아 많이 살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내가 조금 더 잘해 주었다면 더 많이 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삐약이가 죽은 후 잠을 잘 때 삐약이 울음 소리가 들리지 않아 허전하고 삐약이의 사료 냄새가 내 옆에 맴돌기도 했다. 삐약이에게 먹이로주던 밀웜도 왠지 그날따라 징그럽지 않게 보였다. 삐약이는 죽은 후 아빠가 회사 근처에 잘 묻어 주셨다.
건강허게 하기위한 책임감이 필요하다는걸 배웠다. 나의 부모님도 나를 건강하게 키워야 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으신 거 같다.
그리고 나는 모든 생명은 죽는다는 사실과 언젠가는 내 주변 사람도 죽을 수 있겠다는 사실을 배웠다. 나는 평소 죽음은 먼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나는 지금이라도 내 주변 사람들에게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