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카타르 월드컵 관전기

월드컵은 4년에 한 번 밖에 안 열리는 전 세계 최고의 축제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시청자는 전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약 35억 7200만명에 달했다. 이처럼 큰 축제인 월드컵은 나와 같은 축구 팬들에게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밖에 없다. 월드컵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국가를 대표하는 대회이기에 모든 경기가 흥미롭다. 또한 월드컵에서 나오는 이변들도 놀랍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H조에서 우루과이와 가나, 포르투갈과 16강을 위해 겨루어야 했다. 1차전에서 대한민국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경기력으로 우루과이와 0 대 0으로 비겼다. 2차전에서는 가나한테 3 대 2로 아쉽게 졌다. 실력 탓만은 아니다. 안서니 테일러 심판은 이 경기에서 가나의 첫 골은 핸드볼인데 골로 인정했다. 또한 그는 경기 막판 코너킥을 안 주는 등 여러 차례 오심을 저질렀다. 그는 전에도 손흥민에게 거의 아무 이유 없이 레드 카드를 주는 등 부적절한 판정을 여러 차례 했었다. 안서니 테일러 심판의 판정으로 봐서는 아시아 선수들을 차별하는 것 같다. 스포츠 경기에서 판정은 공정해야지 보는 이들도 재밌고 경기하는 선수들도 열심히 해서 경기 결과에 승복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판정이 공정하지 않았다. 심판은 가나에게 유리한 편파 판정을 했다.
가나한테 진 대한민국은 결국 경우의 수에 몰렸다. 대한민국은 포르투갈을 무조건 이겨야 했고 우루과이가 가나를 상대로 승리를 거둬야 했다.
포르투갈 전 당일날 집에 올 때, 승강기에서 호날두가 선발 출전했다는 기사를 봤다. 호날두가 국가대표 경기에서 굉장히 부진한 폼을 보이고 있었기에 호날두의 엄청난 활약(?)으로 이길 것 같았다. 그러나, 이기더라도 굉장히 힘들 것 같긴 했다. 호날두가 아무리 못해도 포르투갈 선수들은 전부 몸값이 높은 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경기가 시작되었다. 전반 5분, 페페가 측면에 있던 달롯에게 긴 패스로 정확하게 전달해줬다. 볼을 받은 달롯은 앞으로 밀고 나가는 드리블로 김진수를 벗겨내며 가운데에 쇄도하던 오르타에게 컷백(상대의 측면 골라인에서 후방에 있는 아군의 선수에게 패스하는 행위**)**을 했다. 대한민국 선수들이 놓친 오르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0:1로 뒤지던 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이 올린 크로스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등을 맞고 문전에 있던 김영권에게 흘렀고, 김영권이 4년 전 카잔의 기적이 떠오르는 날아차기 슛으로 득점했다. 이후, 한국이 포르투갈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내면서 1:1로 전반전이 종료되었다.
후반전에 포르투갈이 대한민국을 밀어붙이며 포르투갈의 주도권으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후반 45+1분, 포르투갈의 코너킥이 김문환의 머리를 맞고 나와 손흥민에게 갔는데, 순간적으로 손흥민 앞쪽에 큰 공간이 생기면서 손흥민이 직접 드리블로 몰고 갔다. 포르투갈 수비진들 5~6명이 손흥민에게 집중되는 틈을 타 황희찬이 뒤에서 빠르게 쫓아가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손흥민은 잠시 뒤 수비수 디오구 달로트의 다리 사이로 절묘하게 지나가는 스루패스를 황희찬에게 정확히 찔러줬다. 황희찬이 지체 없이 논스톱 슛을 때려 역전골을 꽂아넣는 데 성공했다.
포르투갈은 포기하지 않고 경기 끝까지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선수들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포르투갈의 공격을 모두 막았다. 주심의 휘슬이 울리며 대한민국의 승리로 경기가 종료됐다. 선수들과 관중들은 일제히 환호했으며, 손흥민은 마스크를 집어던지고 오열했다.
하지만, 동시에 시작했던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가 후반 추가시간에 돌입한 상황이라 선수들도 팬들도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에듀케이션 시티 경기장에서 경기를 끝낸 대한민국 선수들과 스태프들은 그라운드에 둥글게 모여서 휴대전화로 가나전 중계를 시청했다. 응원석의 대한민국 관중들까지 모두 휴대전화로 애타게 경기 결과를 지켜보는 장면이 비쳤다. 결국, H조의 16강 진출 팀은 가나와 우루과이의 경기로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가나 선수단이 집중력을 발휘해 추가 실점을 안 하면서 경기가 2 대 0 그대로 마무리 되었다. 우루과이보다 옐로 카드가 적은 대한민국은 결국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비록, 대한민국은 16강에서 브라질한테 4 대 1로 졌지만, 16강 진출로 전 세계를 다시 한 번 놀라게 했다.
나는 월드컵 내내 한국 선수들의 투혼에 놀랐다. 황희찬과 김민재는 부상을 당해 월드컵 남은 경기에 출전을 못 할 것이라고 예상하던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황희찬, 김민재, 손흥민은 부상을 이겨내고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황인범이 머리에서 피가 흐르는 것을 멈추기 위해 감았던 붕대를 풀러서 경기하는 장면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프랑스를 제치고 우승컵을 차지한 아르헨티나가 결승전에서 보여준 투혼과 정신 무장도 초인적이었다. 이와 달리, 프랑스 선수들은 저번 월드컵 16강에서 큰 차이로 이겼던 아르헨티나를 얕잡아 보는 듯이 열심히 안 뛰었다. 나는 조기축구 경기를 할 때 열심히 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결승전에 임한 태도에 저절로 반성을 하게 되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과 같은 투혼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
다음 월드컵도 매우 기대된다. 다음 월드컵에서 축구의 세대 교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번 월드컵은 수아레스, 메시, 카바니, 모드리치, 디 마리아, 지루와 같은 스타 선수들의 마지막 무대였다. 다음 월드컵은 이번 월드컵에 신성이라고 불렸던 그바르디올, 페드리, 비니시우스, 안토니, 음바페의 더 발전된 기량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홍현석, 이강인과 같은 어린 대한민국 선수들의 발전도 매우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