私はおオタクです。(나는 오타쿠입니다)

나는 오타쿠이다. 오타쿠(オタク)란 특정 대상에 집착적 관심을 갖는 사람들을 의미하지만 주로 일본의 만화 및 애니 팬에 대한 멸칭으로 사용된다. 오타쿠는 일본 애니를 보고, 일본의 문화를 좋아한다. 나는 심심할 때마다 일본 노래를 듣는다. 또한 나는 명탐정 코난의 굿즈를 상당히 많이 모았다.
내가 처음 봤던 것은 한국 애니매이션이다. 나는 어릴 때 부모님께서 보여주신 뽀로로 같은 애니매이션을 봤었다. 그러다가 사촌 오빠들이 명탐정 코난을 보는 것을 보고 애니매이션에 입문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핸드폰을 산 나는 친구에게 네이버 웹툰을 추천받았다. 내가 처음으로 봤던 웹툰은 ‘유미의 세포들' 이었다. 유미의 세포들 이후로 나는 웹툰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의 선택으로 ‘레볼루션 하트’의 영상을 보았다. 레볼루션 하트는 4인조 남자 버츄얼 그룹이다. 그들은 국가에 대항하는 혁명군 컨셉의 최초의 남자 버추얼 그룹이다. 레볼루션 하트의 목소리는 모두 개성이 있었다. 리더인 잭은 고음이 너무 아름다웠고, 가장 나이가 많은 오뉴는 목소리가 너무 온유했고, 가장 어려보인 제미니는 두 가지의 반전 목소리가 너무 좋았으며, 막내인 류는 랩을 하는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 그렇게 나는 레볼루션 하트에 빠진 상태로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중학교 입학 후, 학교 자습 시간에 한 아이가 레볼루션 하트 노래를 틀었다. 그 일을 계기로 나는 지금 다니는 친구들과 서로의 취향을 공유하며 친해졌다. 일본 노래를 잘 알던 친구 덕분에 나도 일본 노래에 빠졌다. 그러나 일반적인 팝송과 달리 일본 노래는 한국어로 개사하여 부르는 커버곡이 많았다. 많은 유튜버들이 일본 노래를 커버하고 있었다. 그중에 대다수가 버츄얼 유튜버였다. 버츄얼 유튜버란 실제 사람이 아닌 움직이는 2D 혹은 3D 캐릭터를 이용해 방송을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인을 말한다. 그 쯤에 레볼루션 하트 오뉴의 신의상 캐릭터가 타 장르의 캐릭터와 비슷하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레볼루션 하트의 소비층이 너무 어렸다. 그래서 레볼루션 하트에 대해 흥미가 사라졌다.
다시 한번 유튜브 알고리즘의 선택으로 나는 ‘에빌리오스'라는 노래 시리즈 중 ‘악덕의 저지먼트’라는 노래를 알게되었다. 그 노래를 부른 KAITO라는 보컬로이드가 너무 좋아졌다. 보컬로이드는 노래를 부르는 프로그램이다. 내 친구가 “프로젝트 세카이”라는 게임에서 KAITO가 나온다고 알려주었다. 프로젝트 세카이는 이세계를 넘나들며 팀을 결성하고 자신의 진정한 마음을 찾아간다는 설정의 게임이다. 그날 이후 프로젝트 세카이를 깔았고, 현재도 열심히 하는 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타쿠들은 특이하거나 무언가 조금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타쿠는 아이돌 덕질을 하는 사람들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오타쿠는 2D 캐릭터를 좋아하고, 아이돌 덕질은 실제 사람을 좋아하는 게 다를 뿐이다. 물론 2D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과 실제 사람을 좋아하는 건 다르다. 2D 캐릭터는 상호작용을 할 수 없지만, 실제 아이돌은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돌 역시 기획사가 만든 이미지로 포장된 것은 마찬가지다. 또한 2D 캐릭터만이 주는 즐거움도 있다. 2D 캐릭터는 나만 바라봐준다.
사람들은 나를 비롯한 오타쿠들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어떤 사람은 오타쿠를 잠재적 범죄자라고 하며 공부를 못한다고 한다. 또한 사회 생활을 못하고, 친구가 없으며 가정 교육을 못 받았으니 부모가 없다고 한다. 또한 오타쿠는 전염병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나는 이런 반응을 이해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이상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타쿠는 전염병이라거나 오타쿠는 부모가 없다는 이야기는 기분이 매우 나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 중 오타쿠도 있다. 예를 들어,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좋아하는 애니매이션 정보를 트위터에 올릴 정도로 애니매이션을 좋아한다.
오타쿠 중 혼모노는 잘못됐다. 혼모노는 타인을 불편하게 한다. 일본 애니매이션 ‘너의 이름은.’이 한국에서 개봉했을 때, 혼모노들이 극장에서 소리를 지르고 노래를 따라불러 문제가 된 적이 있다. 하지만 모든 오타쿠가 혼모노는 아니다. 나의 반에는 오타쿠 친구들이 7명 정도 있다. 한 친구는 일본 애니매이션 마니아다. 다른 친구는 트위터로 자신의 최애를 검색한다. 또 다른 친구는 자신의 핸드폰 케이스에 자신의 최애를 넣어 놓고 다닌다. 하지만 그 친구들은 자기 취향을 타인에게 강요하거나 다른 사람의 취향을 비방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은 것을 좋아할 수는 없다. 오타쿠도 하나의 평범한 취향일 뿐이다. 오타쿠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오타쿠들이 자신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다면 오타쿠들의 취향을 존중해준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