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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락야침(晝樂夜寢)

지난주부터 국어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선생님께서 매주 단어, 속담, 사자성어 50개를 외워 오라고 하셨다. 과제에는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이지만 내가 몰랐던 어휘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과제를 하면서 어휘와 한자 지식을 늘리고 있다. 한자를 많이 알면 추가적인 어휘를 배우고 낱말의 뜻을 이해하고 기억하는데 쉬워진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자성어는 주경야독(晝耕夜讀-낮 주, 밭 갈 경, 밤 야, 읽을 독)이었다. 주경야독이란 낮에는 일하고 밤에 공부한다, 즉 어렵게 공부한다는 의미이다. 나는 주경야독을 흥미로운 사자성어로 여겨서 쓰다글쓰기센터에 가서 말을 꺼냈다. 선생님께서 그 주에 무엇을 배웠는지에 관해서 물으셨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일요일이 새 국어 학원 첫 수업이었는데, 선생님께서 숙제로 단어, 속담, 사자성어 50개를 외워오라고 하셨어요.”
“무슨 사자성어가 기억에 남았니?”
“주경야독이요.”
선생님이 반 친구들에게 주경야독을 뜻을 알려주신 뒤, 모두에게 물었다.
“너희는 낮과 밤에 무엇을 하고 싶니?”
누군가 ‘침대에서 뒹굴다가 자요.’라고 말했고, 나는 ‘놀아요.’라고 답했다.
“그것을 사자성어로 만들어 보자. 낮에도 놀고, 밤에도 놀고. 놀다를 한자로 하면?”
뒤에 있는 애가 ‘주놀야놀?’이라고 묻듯이 말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 웃으면서 주락야락(晝樂夜樂)이 낫겠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말했다. “그런데 밤에는 자야 되요!”
“그러면 주락야…”
내 뒷자리에 있는 사람이 말했다. “잠? 주락야잠?”
한숨을 쉬시며 심원 선생님께서 자는 것을 한자로 하면, ‘주락야침(晝樂夜)’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런데 너희는 낮과 밤에 무엇을 하니?”
다들 함께 말했다.”공부요.”
“그러면 주독야독(晝讀夜讀)이 되겠네. 그런데 왜 공부를 하니?”
반 의견을 정리하니 다들 ‘커서 놀려고요’ ‘커서 힘들게 살기 싫어서요’와 같은 생각이었다.
선생님께 말씀하셨다.
“지금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 낮에는 놀고 밤에는 자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즉 여러분은 지금 주락야침하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주경야독(晝耕夜讀)했지만, 이제는 학생들까지 집안일에 보태지 않아도 돼서 학생들은 주독야독(晝讀夜讀)한다. 우리가 밤낮으로 주학야학(晝學夜學)하는 이유는 미래에 주락야침(晝樂夜)하기 위해서이다. 지금 주학야학하지 않으면 커서 주경야경(晝耕夜耕)해야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