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베이비

몇 년 전, 나는 아빠와 편의점에 갔다가 담배 상자를 보고 아빠에게 이렇게 물었다. “왜 담배 상자에 해롭다는 문구가 적혀 있는데도 담배를 파는 거야?” 그러자 아빠는 다 ‘돈’ 때문에 담배를 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윤을 얻기 위해서 모든 것이 상품으로 만들어지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생명이나 돈으로 거래되어서는 안 되는 것들도 거래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카지노 베이비> 역시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본주의 사회의 모습을 비판한다. 하늘이는 갓난아기 때 부모님에 의해 도박을 할 돈과 맞바뀌어 전당포에 맞겨졌다. 이처럼 도박은 하늘이의 부모님과 같이 생명을 돈과 바꿀 정도로 인간성을 잃은 사람들을 만들어낸다. 즉, 자본주의는 돈이 된다면 무엇이든 사고팔 수 있게 만들고, 심지어는 인간성이나 생명도 거래 대상으로 만든다.
하늘이의 할아버지를 비롯한 광부들은 일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경찰들은 잔인하게 그 시위를 진압하고 하늘이의 할아버지를 죽였다. 이 사례는 심지어 정의를 위해 일해야 하는 경찰관들도 돈을 벌기 위해 잔인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카지노를 지은 사람들은 건물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돈을 벌기 위해 그 사실을 숨겼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그 안에 갇혀있던 하늘이를 찾느라 무리한 할머니까지 돌아가셨다. 이처럼 돈에 대한 지나친 욕심이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 또,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인간성을 포기하고 돈을 추구하는 비윤리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 때문에 많은 문제들이 발생한다.
이처럼 자본주의는 경제를 더 빠르게 성장시키고 개인의 노력에 따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사회를 이기적이고 잔인하게 바꾸거나 빈부격차를 늘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말기환금 투자에서는 보험계약자가 빨리 죽을수록 투자자가 더 많은 돈을 얻기 때문에 투자자는 보험계약자가 죽기를 원한다. 또, 진료 예약권 암거래는 진료가 절실한 사람들 대신 돈이 많은 사람들이 먼저 진료를 받게 만들어 치료가 절실한 가난한 환자는 생명에 위협을 받는다. 그리고 ‘난자 매매’는 생명을 위해 생명의 씨앗인 난자를 거래하는 일이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나중에 이런 상황을 겪게 될까봐 두렵다. 나도 이런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게 될 텐데, 돈을 벌기 위해서 내가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게 될 수도 있고,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그 중에서도 나는 내가 인간성을 잃고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게 될 까봐 가장 두렵다. 인간성을 잃는다는 것은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이성을 잃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이런 상황이 진짜로 온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나는 아마 그냥 그대로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동을 할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서라도 돈을 벌어볼까?’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이미 인간성을 상실한 상태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무서운 일을 겪지 않으려면 늘 사람의 목숨이 돈보다는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조심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