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의 두 얼굴

최근 엠넷(Mnet) 오리지널 힙합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 시즌11이 방송되었다. 나는 힙합 장르를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재밌게 보았다. 나는 6학년 때부터 힙합을 좋아했다. 당시 반 친구들이 좋아하던 쇼미더머니10 비오의 <리무진>을 우연히 들었다. 그 곡은 나의 취향을 저격했고, 그때부터 힙합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내가 특히 좋아했던 곡들은 쇼미더머니 9의 team 저스디스X그루비룸의 VVS였다. 다섯명의 래퍼의 랩 스타일이 개성적이어서 진부하지 않고 특히 훅(hook) 부분인 “내 삶은 빛나 VVS VVS”가 매우 중독적이었다. 그 외에도 수퍼비의 <수퍼비와>, 스윙스의 <악역>등이 마음에 들었다.
힙합은 과거에 비해서는 대중적인 장르가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힙합 장르를 악기 하나 못 다루는 사람들이나 하는 저급한 음악이라 생각한다. 또한 힙합을 범죄자의 음악이라는 시각으로 보기도 한다. 왜냐하면 래퍼 중에 마약, 성희롱, 병역 비리와 같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왜 힙합은 부정적으로 대중들에게 평가 받을까? 첫째, 대부분의 래퍼들은 자신의 힘을 과시하거나 허세를 부리는 가사를 써 대중의 혐오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쇼미더머니2의 1차 예선 당시 스윙스의 가사에서 “나보다 쎈 사람 솔직히 없지”라고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가사가 있었다. 또한 많은 곡이 신세를 한탄하는 가사를 담고 있다. 일부 래퍼는 자신의 고통을 영웅화하고 남의 고통을 함부로 평가한다. 실제로 쇼미더머니3 바비의 “힙합 연결고리”의 가사 중 “지겹도록 돈 때문에 힘들었던 우리 집”과 같은 자신의 고통을 언급하는 가사가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이러한 가사는 자신의 고통을 솔직히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가사가 과도하게 많이 사용된다면 대중들은 진부하다고 생각하여 갈수록 보기 싫어한다.
또한 래퍼끼리 욕하고 비방하는 힙합의 특유한 디스 문화 때문에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Mnet 오리지널 힙합 쇼미더머니를 보면 디스전은 매 시즌마다 필수적으로 등장하였다. 힙합 팬들은 디스전을 좋아하지만 래퍼 간 증오심을 조장하고 더 강한 디스로 서로 복수하게 만드는 악영향을 끼친다. 심지어 디스전으로 인해 고소당해 법정에 소환되거나 최근, 미국에서는 래퍼들 사이의 디스로 시작한 다툼이 총격전으로 이어져 사람이 죽는 사건이 발생해서 대중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힙합은 우울증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영국에서는 이것을 힙합 테라피라고 한다. 힙합 테라피에 사용되는 가사는 사회에서 버림받거나 소외받은 사람을 위로하고 공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힙합은 우울한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어 준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위로하고 공감하는 가사를 듣고 나도 언젠가는 성공하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힙합은 다른 장르에서 보지 못하는 고유한 예술성이 있다. 힙합은 다른 장르에 비해 라임과 대중들 참신하다고 느낄만한 충격을 주는 구절인 펀치라인을 많이 쓴다. 특히 빅나티의<털어>의 래원 파트는 아예 누구도 못 따라 부르게 특이한 플로우(래퍼가 벌스를 낭독하면서 의도적으로 부여하는 멜로디와 리듬감)를 타는 독특한 랩 스타일을 보여주어 많은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다.
현재 힙합은 지금까지 20년 동안 많이 대중화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힙합은 저질스러운 음악이라는 낙인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앞으로 힙합이 대중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래퍼들은 대중들에게 희망을 주는 가사를 사용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현실에서 희망을 얻기 위해 즐겨들을 것이다. 또한 디스를 좀 줄였으면 좋겠다. 물론 디스는 힙합의 문화중 하나지만 서로를 욕하는 꼴을 보기 싫어하는 대중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차라리 디스 대신 더 질 좋은 음원을 내서 관심을 끄는 것이 낫다. 또한 대중들도 힙합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힙합을 들어줬으면 좋겠다.
참고자료
3.
https://www.youtube.com/watch?v=mZInUHwmzN8 팀 저스디스-그룸비룸VVS
6.
https://youtu.be/xpDL4q5iwzw?t=163 빅나티<털어>의 래원 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