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크루소와 식민주의

<로빈슨 크루소>는 강대국의 식민지배를 옹호하는 작품이다. 식민지 시대는 영국, 포르투갈, 미국 등의 강대국들이 약한 나라를 지배하던 시대를 말한다. 이 작품에서 로빈슨 크루소는 좋은 식민 지배자이다. 좋은 식민 지배자는 식민지의 사람들도 자기 나라 사람들처럼 대해준다. 로빈슨은 힘든 상황에서도 프라이데이에게 의식주를 제공해주고 많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로빈슨은 무인도에 혼자 남겨졌지만 프라이데이라는 사람이 야만인에게 먹힐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을 보고 그를 구해준다. 그리고 그와 친구가 된다. 둘은 같이 지내다가 섬에서 몰래 전쟁 포로를 죽이러 온 영국의 배를 찾는다. 포로들 중에는 프라이데이의 부모님도 있었다. 전투 끝에 로빈스과 프라이데이는 배를 빼앗는다. 로빈슨은 프라이데이와 그 가족에서 섬의 모든 것을 넘겨주고 섬을 떠난다.
이처럼 <로빈슨 크루소>는 폭력적 식민 지배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로빈슨은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는 영국인들과 맞서서 싸운다. 이는 식민 지배의 야만성을 비판하는 장면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로빈슨은 전쟁 없이 매우 평화적으로 식민지를 만든다. 아마도 이것은 당시 유럽인들이 생각하던 이상적인 식민지 지배 방식일 것이다. 프라이데이는 로빈슨에게 고마움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로빈슨은 프라이데이에게 호의를 베풀어 언제든 자신이 원할 때 섬의 주인으로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로빈슨 크루소>는 결국 좋은 식민지배는 정당하다는 논리를 퍼뜨린다. 이는 마치 일본 극우파는 일본이 우리나라의 경제를 발전시켰기 때문에 일본의 조선 식민지가 정당했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일본인들은 자신들을 로빈슨 크루소와 동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식민지 조선에서 했던 일들은 모두 우리나라가 아니라 일본이 강해지기 위한 것이었다. 예를 들어, 일본은 토지 조사 사업을 벌여 땅의 주인을 찾아 준다고 선전했다. 하지만 토지 조사 사업의 진짜 목적은 공식적으로 땅의 주인이 없는 땅을 빼앗아 가는 것이었다.
어떤 종류의 식민 지배도 정당하지 않다. 아무리 원래 나라 사람들한테 잘해주어도 그 사람들은 나라를 잃었다는 슬픔과 고통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또, 식민지를 지배할 때는 항상 이에 반항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를 제압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폭력을 사용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은 우리나라의 독립운동가들을 무력으로 제압했다.
나는 처음에 <로빈슨 크루소>가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책에 숨겨진 이념을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읽었더니 새로운 관점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항상 책을 읽을 때는 표층, 줄거리만 읽지 않고 심층까지 읽어야 한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