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지 오레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틈으로 들리는 고요한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기형도의 '엄마 걱정'은 시장에 열무를 팔러나가 돌아오지 않는 엄마에 대한 걱정과 혼자 남겨진 작가의 유년시절에 외로움에 관한 시이다.
이 시는 서정적 자유시로 비슷한 시구의 반복으로 운율을 형성하고 의미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또 비유와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어린 작가의 생생한 감정을 표현한다.
내가 이 시의 내용 중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기의 윗목"이다. 윗목은 온돌이 있는 집에서 온돌과 거리가 먼 차가운 부분을 뜻한다. 이 단어는 자신의 유년기를 회상하는 비유적 표현으로 쓴 것이다. 이 표현에서 가슴 시리고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작가의 삶을 보면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가족의 생계를 이끌어 나가야 했고 매우 가난했다. 막내였던 작가는 집안에서 비교적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여전히 엄마의 따뜻한 손길을 그리워하며 유년기를 보냈다. "아무리 숙제를 해도 안 오시네" 구절에서는 엄마를 애타게 기다리는 작가의 어린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나는 이 시의 제목이 “엄마걱정”인 이유가 시에서 과거에 어린 자신이 엄마를 기다리면서 느낀 불안감과, 초조함을 시에 담아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나도 시에서 말하는 이와 같이 엄마의 필요성을 느껴본적이 있다. 그러나 시에서 나오는것 처럼 간절하게 엄마를 기다려본적은 없다. 절심함을 느낄 수 없도록 항상 내 곁을 지켜주는 엄마가 고맙다.
엄마라는 존재는 무엇을 의미할까? 엄마라는 존재는 안식처이자 따뜻함의 상징이다. 내가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든, 따뜻하게 감싸주는 존재. 험난한 인생에서 쉬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존재. 내가 기쁠 때 가장 먼저 소식을 알리고 싶은 존재. 내가 슬플 때 가장 먼저 위로 받고 싶은 존재.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 엄마. 내일 아침에는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