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SNS 사용을 법적으로 규제해야 하는가?

페이스북, 혹은 ‘메타’가 사용자 수의 증가를 위해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극적인 컨텐츠를 노출했다는 고발이 나왔다. 그리고 SNS가 청소년의 자존감과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도 밝혀지고 있다. 미국 8개 주에서는 자녀가 인스타그램 때문에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며 인스타그램을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했다.이러한 이유들로 청소년의 SNS 사용에 대한 제재법을 만들자는 의견에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청소년 SNS 사용을 법적으로 규제해서는 안된다. 첫째, SNS는 청소년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통장치이다. 2018년에 진행된 교복 브랜드 ‘엘리트’의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98.9%는 SNS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그중 28.3%는 사용의 주된 이유로 친구 또는 지인과의 소통을 꼽았다. 청소년들은 SNS의 자체 메신저를 사용하거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한다. 요즘은 친해지는 중인 친구들끼리 전화번호 대신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공유하기도 한다. SNS는 이런 쌍방 소통뿐만이 아니라 간접적 소통도 가능하다. 청소년은 게시물 또는 ‘스토리’에 근황을 공유하고, 다른 사람의 근황을 확인하며 서로의 안부를 확인한다. 이런 간접적 소통은 답을 주거나 받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덜하기 때문에 문자나 전화보다 이쪽을 선호하는 학생들도 꽤 있다.
둘째, SNS 사용은 청소년들의 사회참여도를 높이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을 접하게 해준다. 2012년에 한국 청소년 정책연구원에서 SNS를 사용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학생 중 서명운동에 참여한 적이 있는 학생은 약 36%이다. 또한 자원봉사나 기부에 참여한 학생의 수는 각각 9.2%와 16.6%로 드러났다. 오프라인으로 참여한 학생의 수에 비하면 적지만 현재는 SNS 사용이 늘며 이 비율도 같이 증가했다. 청소년은 SNS를 통해 사회운동 참여뿐만 아니라 정치적 상황도 접한다. 요즘 학생들은 뉴스를 모바일이나 PC인터넷으로 많이 접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무려 80%의 청소년이 모바일과 PC인터넷으로 뉴스를 본다고 응답했다. 이는 약 8%였던 종이 신문의 열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SNS의 뉴스들은 평소에 TV로 굳이 뉴스를 챙겨보지 않는 학생들의 접근성을 효과적으로 높였다. SNS의 뉴스는 학생들은 사회적 이슈나 정치적 사건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하고, 이런 사건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하게 돕는다.
셋째, SNS는 청소년들이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청소년들은 SNS에서 최근 트렌드나 인기있는 사회이슈를 파악한다. 청소년들은 SNS로 공부나 진로 등에 관한 정보를 찾기도 한다. 구글이나 네이버 등에 ‘내신관리’을 검색하면 대부분은 개념적 내용이나 큰 시스템에 집중해 설명한다. 하지만 SNS에 ‘내신관리’를 검색하면 실제로 그 학교에 재학중이거나 졸업한지 얼마 되지 않은 학생들이 올려주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조언들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 SNS 사용에 제재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들은 청소년의 SNS 접근을 차단하면 SNS에 무분별하게 떠도는 부적절한 컨텐츠의 노출을 막아 건전한 생활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한다. 특히 비교를 유도해 자존감을 낮추는 컨텐츠들은 SNS를 차단함으로써 피할 수 있다.
SNS는 친구 관계를 끈끈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지만 부정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자신이 남들보다 못하거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은 불행함을 느낀다. 실제로 영국 캠브릿지 대학교와 옥스퍼드 대학교에 의한 공동 연구에 따르면 SNS를 하루에 몇시간 이상씩 사용하는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불행하다고 느낀다. 청소년기의 불행감은 성인이 된 후에도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청소년 SNS 규제 찬성자들은 청소년들의 불행에 있어 큰 원인 하나를 차단함으로써 청소년들의 자기존중감을 길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청소년의 SNS사용 규제는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를 불러올 수도 있다. 왜냐하면 많은 청소년들은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 얘기하기 민감한 고민이나 걱정 등을 SNS에서 상담하기 때문이다. SNS를 일종의 익명 상담소로 쓰는 것인데, SNS의 사용 규제는 이러한 공간을 없애버릴 것이다. 또한 SNS의 사용규제는 청소년들이 인간관계를 배우는 중요한 도구를 앗아갈 것이다. SNS는 사회의 축소판에 가깝다. 다양한 사람들이 하나의 공간에 모여 있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만남이 일어난다. 오프라인에서는 불가능한 만남이 SNS에서는 성사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넓은 범위의 인간관계는 세계를 색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기회와 의견을 수용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의 인간관계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인터넷상의 인간관계와 현실의 인간관계 모두 신경쓰며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