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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도 알아야할 여자들의 이야기

<그냥 생리일 뿐이야!> 2023년 11월, 정다연
10살에서 11살 전후로 여자 아이들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생리를 시작한다. 생리란, 임신이 되지 않았을 때, 자궁내막이 호르몬의 분비 주기에 반응하여 저절로 탈락하여 배출되는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떨어져내린 자궁내막은 생리혈의 모습으로 배출된다. 따라서 여자들은 자신의 생리주기가 다가오면 생리대를 차고 사람에 따라 진통제를 먹으며 생리를 버틴다.
2023년 11월 17일에 급식실에서 나는 친구의 흰색 바지에 생리혈이 묻은 것을 보았다. 나는 빠르게 친구를 뒤에서 끌어안았고 옆의 친구는 겉옷을 벗었다. 처음에 겉옷을 벗어준 친구가 추워하자 다른 아이가 자신의 옷을 입혀주었다. 옷을 대신 벗어준 친구는 추운날에 반팔로 다녔다. 경황없는 상황에 우리는 모두 깜짝 놀랐지만 빠른 눈치로 다행히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이 상황이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우리가 공감했다. 여자들은 모두 한번쯤은 생리혈 넘치거나 바지에 묻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바지에 생리혈이 묻은 것을 자신의 일처럼 여길 수 있게되었다. 우리는 빠른 판단을 내렸고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서 우리는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남자아이의 반응은 달랐다. 흰 바지에 피가 묻어 있었다는 말을 듣고 여자아이들은 생리혈의 존재를 알아챘지만 남자아이들은 단순한 출혈로 생각했다. 내가 빨리 달려가 친구를 뒤에서 끌어안은 반면에 남자아이는 선생님께 말한다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나는 이 상황을 초래한 원인이 깊이있는 성교육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우리나라 성교육은 실생활보다 과학적 사실에 더 맞추어져있다. 이 성교육 방식은 막상 현실에서는 전혀 쓰이지 않아서 학생들이 성교육에 무관심하게 만든다. 현재 우리나라 공교육에서 생리는 주로 보건선생님께 배운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생리대를 착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뒷처리 방법, 진통제를 언제 먹어야하는지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그대신 생리에 대한 과학적 사실들과 주기들을 알려준다. 생리대 착용법이나 종류, 여러 상황에 대한 대처방법은 다른 교육시설에 가야 알수있다. 하지만 외국의 생리교육은 다르다. 예를들어 독일에서는 전문가를 불러서 수업을 진행한다. 또한 성교육 강사가 편안하게 느껴져야 한다는 이유로 나이는 30세까지로 제한되어 있으며, 학생들이 성에대한 모든 질문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한국 학생들은 성에 대한 지식들을 주로 인터넷에서 얻는다. 인터넷에서 성에 대한 지식을 얻으면 잘못되거나 편향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독일의 교육처럼 우리나라의 성교육도 더 실생활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한국 사회는 아직 생리를 부끄러운 것으로 여기고 있다. 생리를 칭하는 ‘그날'이나 ‘마법의 날’, 생리대를 칭하는 ‘그거'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다른사람이 옆에 있으면 생리를 입에 담지 않는 것이 당연시 되었다. 또래들 사이에서 누군가를 들어올리는 등의 장난을 할 때 친구가 생리를 하는 듯한 낌새를 느끼면 “너 매직데이야?”라고 묻는다. 생리라는 말은 친한 여자아이들만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꺼낸다. 이 문화가 생긴 이유는 뿌리깊은 유교 사상과 가부장 제도 때문이다. 유교사상은 높은 지위의 남성들이 만들었기 때문에 여성만 하는 생리를 이해하지 못했다. 만약 남자도 생리를 했다면 생리에 대한 인식이 더 개방적으로 변했을 것이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생리를 언제, 어디에서든지 말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기침을 한다, 대소변을 본다같은 말들은 서슴치 않고 하듯이 생리도 그래야한다. 왜냐하면 생리는 여자에게 한달에 한번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여성만이 하는 생리를 인정하는 것이 양성평등의 첫번째 단계이다. 왜냐하면 차이를 인정한다는 것은 결국 그 존재에 대한 존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남성이 생리를 존중함으로써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생리휴가, 생리결석 같은 제도들이 변화해나갈 것이다. 여성의 문제를 존중할 때, 여성들 역시 남성의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