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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과 12.3 내란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비상 계엄을 선포하고 군인들을 지휘해 국회를 통제하고 정치인 체포를 시도한 사건이 있었다. 시민들과 국회 관계자들이 군인을 막고, 국회의원들이 계엄 해제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국회로 모여 결국 6시간만에 해제됐지만, 하마터면 우리나라를 독재국가로 되돌려놓을 뻔 한 엄청난 사건이었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당해 헌법 재판소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헌법에 따르면, 계엄령은 국가 비상사태에 국회에 통보한 후에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게엄령은 국가비상사태에 이뤄진 것도 아니고, 국회에 사전 통보도 없이 갑자기 벌어졌기 때문에 헌법에 위배된다. 또한, 국회가 계엄 해지 투표를 진행할 시 군인들은 이를 막을 수 없으나 이번 계엄에서는 군인들이 국회로 무단 진입했다.
헌법에 위배되는 내란이라는 것과 군대를 동원해 정치인 체포를 시도한 것을 보았을 때, 12.3 내란은 12.12 사태와 비슷한 점이 있다. 1979년, 전두환은 군대를 동원해 반란을 일으켜 군부내 반대 세력과 정치인들은 체포하고, 반대 시위 참가자들을 학살하고 고문했다. 12.12 사태는 시민들과 국회 의원들의 저항이 없었다면 상황이 훨씬 심각해질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사례이다.
전두환과 신군부의 12.12 쿠데타는 첫째, 인간존엄성을 침해했다. 그들은 쿠데타 과정에서 군부 내 반대 세력을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광주 민주 시위를 무차별 발포로 진압했다. 둘째, 12.12 쿠데타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탄압했다. 민주국가에서는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무력을 이용한 진압을 금지한다. 하지만 신군부는 5.18과 6월 민주항쟁 등 여러 시위들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참가자들을 고문하고, 학살했다. 또한, 그들은 반대의견을 억압하고 사회적 통제를 강화하여 정치활동과 언론의 자유를 통제했다. 셋째, 그들은 헌법에 명시된 국가의 정체성인 4.19정신을 훼손했다. 넷째, 그들은 국가권력을 남용했다. 민주국가에서는 헌법에 따라 권력을 분립하여 권력이 한쪽으로 집중되는 것을 막는다. 그러나 신군부는 입법, 행정 권력을 장악해 권력을 남용했다.
이번 12.3 내란도 여러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윤석열 정부는 정치 활동의 자유를 탄압고 민주주의를 무시했다. 민주국가라면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이라도 자유롭게 의견을 내놓고 정권을 반대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를 무시해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탄압하려 했다. 결국 유혈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그들은 군대에 실탄을 지급하고, 반대파 정치인들을 무단 체포할 계획을 세우는 등 민주주의 원리에 위배되는 행동을 보였다. 둘째, 그들은 12.12 사태와 마찬가지로 헌법에 명시된 국가의 정체성을 훼손했다. 헌법에서 말하는 우리나라의 정신인 3.1 운동 정신과 4.19 정신은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여 자유를 수호하는 투쟁 의식을 담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내란을 통해 자유를 탄압하려 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권력을 남용해 이익을 누리려 했다.
12.3 내란이 수습된 후,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무시한 정부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고, 국회의원들은 의견을 받아들여 신속히 대통령 탄핵과 계엄령 주도자 처벌을 준비했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됐고, 헌법 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내가 태어난 2011년부터 지금까지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총 4명의 대통령 중 문재인을 제외한 3명이 구속되어 재판을 받았다. 이명박은 퇴임 후 재임 중 저지른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또한 박근혜와 윤석열은 각각 국가 운영에 막대한 비리를 저지르고 쿠데타를 시도해 국민의 뜻으로 탄핵됐다. 나는 이 대통령들의 말로를 보면서 국민들의 노력으로 얻어낸 민주주의가 제대로 유지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걱정이 들었다. 우리나라 헌법의 첫장에는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라고 명시되어있다. 그러나 최근의 대통령들은 자신의 권력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 문제는 오로지 대통령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민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민주국가에서 국민이 져야할 책임은 선거를 통해 국가를 잘 이끌어갈 사람을 신중하게 뽑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감정이나 주변환경에 좌지우지되어 신중하게 투표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로 지역감정에 의한 투표가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각 지역의 정치색이 다르고, 집권한 정당에게서 소외되는 지역이 계속 생겼다. 거의 모든 대통령들이 경상도 지역 출신이어서 경상도 지방 사람들은 특권을 누렸고, 다른 지역 사람들은 권력과 특권에서 소외됐다. 이런 역사 때문에 경상도는 보수, 전라도는 진보 세력이 뿌리내리고 있다.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후보의 공약이나 인품이 아닌 지역 사람들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인지를 보고 투표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사람들은 전에 뽑혔던 후보가 정치를 잘못하면 다음 선거에서 최선의 후보가 누군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전 대통령의 정당에 대립하는 정당의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경향이 있다.
나는 시민들에 의해 비상계엄이 조기에 실패로 끝나는 과정을 보면서 한국 민주주의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사태에서 시민들이 보여준 민주주의의 역량은 인상적이었다. 많은 시민들이 비상계엄이 발동되자 국회 앞에 모여 군인들의 진입을 막고, 국회의원들이 국회로 진입하는 것을 도왔다. 이번 사태에서 시민들은 민주주의에서 강조하는 ‘국가에 대한 주인의식’의 모범을 보였다. 비록 국민들은 잘못된 대통령을 선출했지만 국민들은 대통령의 권력 남용을 막으려 노력했다. 한국 현대사에서, 우리는 많은 독재자들을 겪으면서 민주주의가 오랫동안 바로 서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내란이 안전하게 수습되고 대통령까지 탄핵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