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에는 늘 존재감이 없는 친구가 한명쯤 있기 마련이다. 또한 평소에 쾌활하고 밝은 성격이더라도, 각자의사정으로 존재감이 사라지기도 한다. 김선미의 '비스킷'은 자기 자신을 잃고 사람들의 시선에 띄지 않은 사람들, ‘비스킷’에 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 성제성은 소리강박증, 청각과민증, 소리 공포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고등학생이다. 제성은 소리에 극도로 예민해서 ‘비스킷’을 찾아내고 도움을 줄 수 있다. 비스킷은 3단계로 분류된다. 1단계 비스킷은 자존심이 반으로 쪼개져서 존재감이 없는 상태이고, 2단계 비스킷은 자기 스스로가 조각난 상태로 옆에 있어도 존재를 알아보기 힘든 상태이다. 마지막 3단계 비스킷은 아예 부스러기가 된 상태로, 존재감이 없어서 세상에서 사라지기 직전의 상태이다. 제성은 비스킷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에게 복수하고, 비스킷이 된 사람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비스킷에서 벗어날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우리에게 사회에서 소외되고 외면되는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작품은 사회적으로 우리가 모두 사회적 약자들을 도와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를 강조한다. 또 그동안 그들을 회피해왔던 우리에게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사람들은 제성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아예 비스킷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 우리 사회도 이처럼 소외된 사람들을 무시하며 외면하고, 그들을 도와주려고 하는 도움의 손길 역시 반갑지 않아 하는 것 같다.
나는 비스킷을 찾아서 도움을 주는 제성이 존경스러웠다. 제성은 자기 문제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었다. 또 부모의 불화 때문에 스트레스도 상당히 많아 정신병원을 들락날락해야했다. 하지만, 제성은 비스킷들을 찾고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제성이 헌신적으로 비스킷을 도운 이유는 비스킷을 돕는 일이 제성의 존재감을 높여, 재성이 비스킷이 되지 않게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난 남들에게 선행을 베풀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얻는 그의 모습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아직 나는 제성처럼 이타적으로 남을 도울 때가 아니라, 내가 재밌고 즐거울 때 나의 존재감과 살아있다는 기분을 느끼기 때문에, 제성에게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제성처럼 남의 집 문을 열고 들어가거나, 비스킷을 자꾸 만나려고 하는 행동들이 어쩌면 비스킷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 힘든 사람을 도울 의무가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이런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후에, 나는 제성의 방법이 우리 사회에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관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위험한 상황이 닥치더라도 도와줄 사람이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도와주려고 노력하면, 비스킷들이 자존감을 회복하는데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이렇게 소외되는 사람들을 도와주면 우리 사회의 더 많은 사람들의 다채로운 의견이 섞여서 우리 사회가 더욱 평등해지고, 이타적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제성의 방법이 비스킷에게도 우리 사회에도 좋은 결과를 줄 것이다.
우리 반에도 비스킷처럼 존재감이 없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늘 조용하고, 내향적이라서 조를 정할 때, 의도치 않게 소외될 때가 있다. 그럴때 마다, 도와줄까 고민 해본적은 많다. 하지만, 오히려 그친구가 불편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나는 가만히 있기 일쑤였다. 하지만, 제성이 도와준 조제처럼, 조용한 성격이더라도 관심이 필요하다. 그래서 개학하면 그 친구에게 말을 걸어보려고 한다. 아직은 내가 그 친구를 도와주면서 제성처럼 희열을 느끼고 나 자신에게도 도움이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그 친구를 위해서라면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맞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비스킷에 말을 걸어주고 이름을 불러주면서, 그들의 존재감을 확인시켜 주는 것만 등으로 비스킷에 도움이 된다. 우리 사회의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들의 존재를 사회적으로 알리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사람이 훨씬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제성 같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더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앞으로는 나도 제성처럼 비스킷들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