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 새우 :비밀글입니다> 는 주인공 ’다현’이 친구관계에서 겪는 일들을 통해 ‘나다움’의 중요성을 알아가는 내용이다. 작가는 인간 관계에서 나다운 모습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계속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숨기기는 어렵다. 또한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계속 숨겨야 한다는 스트레스나 압박은 점점 커진다. 주인공 다현 역시 계속 나다움을 숨기려다 한계에 직면한다.
다현은 남들과 다른 음악 취향 때문에 따돌림을 받는다. 다현은 가요를 좋아하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클래식을 좋아했다. 다른 친구들은 옛날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다현을 놀렸다. 그래서 다현은 자신의 취향을 숨기고 자신의 솔직한 마음과 모습을 비밀 블로그 ‘체리새우’에만 털어놓는다. 다현은 체리새우에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들을 모아놓거나, 자신이 겪은 상황과 그에 따른 감정을 모두 털어놓은 글을 올린다.
그러나 다현은 나다움을 숨기지 못했다. 다현이 자신과 비슷한 정체성을 가진 은유와 친해진 것을 다현의 단짝 친구인 다섯 손가락의 설아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다현은 그 일로 설아를 따로 만나 이야기하다가 크게 싸운다. 다현은 이 일 이후 자신의 나다움을 솔직하게 드러내기로 결정한다. 다현이 믿었던 다섯 손가락 친구들도 자신을 차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다섯 손가락 친구들은 다현을 일부러 피했고, 다현이 들어갈 수 있는 단톡방에서 다현을 욕하기도 했다. 아마 그들이 다현을 멸시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이후로 다현은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겠다고 결심하고 체리새우를 공개한다. 아마 다현은 더이상 자신의 나다움을 숨기는 것이 의미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다현이 자신의 진짜 모습을 글에 담아 공개하자,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호응을 받고, 자신을 숨기는데서 오는 스트레스도 받지 않게 됐다.
이 세상에는 다수와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이상하게 보거나 차별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은 아주 사소한 차이로도 타인을 배척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단지 음악 취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현을 따돌린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사람을 차별하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떤 사람의 취향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존중받아야 한다.
가끔 나다움이 단점으로 적용하면 그것을 고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 이 책의 다현처럼 나다움 때문에 다수와 어울리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러나 나다움은 자신의 정체성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고치기 힘들다. 그러나 어떠한 계기로 인해 이미 정해진 정체성이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생기는 일은 드물다. 따라서 만약 주변 사람들이 나다움을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생활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나다움을 인정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섯 손가락처럼 패거리를 만들어 다른 친구를 배척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들은 소외되는 사람들을 만들어 공동체를 하나로 만드는 것을 방해한다. 또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깔보고 지배하려고 한다. 이런 이들이 많아진다면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주어, 이상적인 공동체가 파괴될 것이다.
나다움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면 첫째,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무시하고 나다움을 계속 지키며 살아갈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 다현은 이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을 쓴다면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나가기 힘들다.
둘째, 만약 주변 사람들이 나다움을 인정해주지 않는 이유가 오해 때문이라면 그 오해를 풀려고 노력할 수 있다. 가끔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오해하기도 한다. 그럴 때는 자신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진짜 자신의 모습을 알려주어야 한다. 나는 예전에 길가에 버려져 있는 쇠봉을 버리려고 들고가다가 친구들에게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으로 오해받았던 적이 있다. 나는 그 때 정확한 상황을 얘기하고 해명했더니 다들 의심을 거두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신이 처했던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해줘야 상대가 납득할 수 있게 된다.
셋째, 나다움을 인정해주는 사람들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예를들어 나다움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람이 나다움을 인정해주는 사람의 설명 등을 통해 나다움을 인정하게 될 수도 있다. 나는 이런 경험이 없지만 현대사 일화 중 이런 이야기가 있다. 현대 그룹 초대 회장인 정주영은 6.25 전쟁 때 군대 시설 건설 회사를 운영했다. 처음에 미군은 그를 무시하며 정주영이 정해진 시간 내로 빠르게 건물을 건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마침 미군 중위의 통역사로 일하던 동생이 미군 공병대 숙소 건설에 정주영을 추천했다. 정주영은 결국 자신의 능력을 선보이며 고작 한 달 만에 10만 명의 숙소를 만들어냈고, 전쟁 이후에도 주택과 다리 재건 공사에서 명성을 떨쳤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아는 것 만큼 그것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나다움을 억지로 고치기는 힘들며 고친다고 해도 자신에 대해 확실치 않은 사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나다움을 지키고 상대의 나다움을 평가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