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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 사건

약 두 달전 우리는 짝을 바꿨다. 나는 내짝이 평소 선생님께 많이 혼나는 친구라 마음에 안들었다. 그래서 나는 친구들에게 장난으로 눈앞에 보이던 수학 노트 SOS를 써서 보여주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수학공책에 낙서를 했다는 사실을 까먹은 체로 수학 학원에 갔다. 학원에서 선생님이 숙제 검사를 하러 돌아 다니실 때 나는 마침 내 수학 공책 맨 뒷장에 써진 SOS를 보았다.마침 나는 숙제 검사가 너무 오래 걸려 지루했고, 장난으로 창문밖으로 SOS를 써 흔들었다.
잠시후 우리는 수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오늘따라 아이들이 집중을 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바로 교실에 날아 다니던 모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모두 모기가 자신 쪽으로 올 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라며 소리를 질렀고 모기들에게서 도망치려 노력 했다. 그 중에는 모기를 무서워 하지 않고 잡으려는 학생도 있었지만 모기는 용케 잡으려는 손을 다 피해 갔다. 선생님은 모기 때문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내가 이렇게 열심히 설명해도 그 작은 모기만도 못하구나!“라 하시며 선생님도 함께 모기잡기에 동참하셨다.우리 반에서는 계속해서 비명 소리가 들렸고 선생님은 모기를 열심히 찾으셨지만 결국 잡지 못했다. 그렇게 모기 잡기만 10분. 데스크 선생님 한 분이 갑자기 헐레벌떡 우리 반으로 뛰어서 오셨다. 그리고서는 ”혹시 이 반에 무슨 일이 있나요?!?“라고 하셨고 우리는 동시에 “여기 모기가 있어요!?!” 라고 말했다. 그러자 데스크 선생님과 우리는 모두 빵 터졌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데스크 선생님은 여느 때와 같이 바람이라도 쐴 겸 잠시 밖으로 나오셨다. 그리고 그때 마침 우리 반 창문에서 SOS 라는 글자를 보고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우리반에서 계속 비명 소리가 나고 우리반 선생님께 메세지를 보내도 확인하지 않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우리 반에 오셨던 것이다. 그렇게 한바탕 소동 후 데스크 선생님은 돌아가시고 우리는 또 다시 모기와의 전쟁을 하며 겨우 모기를 내보낸 후에야 정상적인 수업을 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사건이 재미있기도하고 한편으론 지금 생각하면 데스크선생님이 우리와 놀아주신거라는 생각도 든다. @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