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5.18 민주화 운동 참가자의 고통을 다루고 있다. 이들은 몇십여년간 이어지는 군부독재에 반발하여 시위를 일으켰다. 작가는 군사 독재 정권의 폭력이 주동자, 일반 참여자 모두의 삶을 망가트리며 잊을 수 없는 고통을 준다고 말한다. 동호는 군인들이 상무관을 공격한다는 것을 알고도 끝까지 상무관에 남아 목숨을 잃고, 정대는 군인에게 살해된 후 시신이 불태워진다. 또한 은숙은 민주화 운동에 관련된 희곡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7대의 뺨을 맞고, 김진수는 5.18 민주화운동 이후 감옥에서 고문으로 고통받다 석방 후 자살했으며, 선주는 상무관이 공격당한 후 피가 멈추지 않는 고문을 당하고 당시를 기억할 때 큰 고통을 느낀다. 그리고 동호 어머니는 자신 때문에 동호가 죽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시위를 했다.
나는 이 작품에서 동호가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대를 떠올리며 상무관에 끝까지 남는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다. 왜냐하면 친구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자신의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미안해하고, 그만큼 노력한 것이 감동적이었기 때문이다. 동호는 정대에 대한 죄책감과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섞인 감정 때문에 상무관에 남는 선택을 했을 것이다. 만약 나였다면 그러기 어려웠을 것같다.
이 작품을 읽고 나는 과거의 사건들을 더 깊이 생각하거나 공감할 수 있었다. 물론 예전에도 역사책이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해 5.18 민주화 운동을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사건에 대해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고통을 더 파악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이 책은 객관적 사실이 아닌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허구이다. 하지만 이 책과 사실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나는 이 작품에서 5.18 민주화운동의 피해자나 참상 등을 어느정도 몰입하며 알 수 있었다.
또한 이 책은 세상의 인간들의 폭력성과 국가의 폭력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해준다. 시위를 진압한 군인들은 동정심과 인간성이 없는 것처럼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폭행, 사살했다. 시민을 보호해야 하는 군인들이 왜 그랬을까? 아마도 군인들은 지휘관의 명령을 어겼을 때 받을 징계가 두려웠을 것이다. 이처럼 거대한 조직의 부품이 된 개인은 조직의 명령에 저항하지 못하고 비윤리적인 행위에 동참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을 학살했던 독일군들 역시 히틀러를 비롯한 상사들의 명령으로 인해 학살을 시행했다.
시민들은 어떻게 군대에 맞설 수 있었을까? 시민들은 계엄군보다 힘은 약했어도 민주주의를 갈망하고 주변 사람들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단합했기 때문에 군인에게 맞설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 사람들은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군인에 습격에 맞서 끝까지 상무관을 지켰다.
이처럼 민주주의의 발전은 많은 국민들의 노력과 희생을 요구한다. 그만큼 국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고위 정치인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당시 촛불집회를 들 수 있다. 그 당시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측근들과 국정농단 사태를 만들자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며 시위를 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나는 민주주의의 소중함과시민의식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난 나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쟁취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이 얻어낸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