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잠시 기분을 전환하고 휴식을 취할 겸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목적지는 강원도였다. 여행지를 강원도로 정한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쉬면서 스노쿨링을 즐기기 위한 목적이었다. 여행을 가기 전 “바다에서 스노쿨링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상상했다.
1일 차(일)
우리 가족은 8시에 출발해 차로 세 시간을 달려 강원도에 도착했다. 도착 후에는 점심을 먹고 하슬라 월드에 갔다. 하슬라 월드는 실내에 미술관이 있었고, 외부에는 사진 스팟이 여러 곳 있는 조각 공원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제일 좋은 스팟은 줄이 길게 늘어져 있는 까닭에 사진을 찍지 못했다. 미술관이라고 해서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전망대에서 파란 하늘과 바다를 볼 수 있어 재미있었다.
사진을 실컷 찍고 우리는 호텔로 왔다. 그런데 사람이 많아서 1시간을 기다리고 나서야 방에 들어 갈수 있었다. 체크인 후, 스노쿨링을 하기 위해 해변에 나갔다. 물이 맑아 물고기를 볼 수 있어 좋았다. 물살이 세지 않아 바다 수영을 마음껏 즐겼다. 7시가 되어 바다에서 나오라는 안내방송이 아쉬울 정도였다.
물 밖으로 나오니 가족 모두 기진맥진했다. 그래서 우리는 빠르게 씻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바다 수영 후 먹는 삼겹살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2일 차(월)
다음날 느지막이 일어나 아침을 먹으러 나갔다. 호텔 근처에 초당 순두부 거리가 있었다. 순두부는 부드러워서 먹기 좋았다. 매운 걸 먹으니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느낌이었다. 든든한 아침 식사 후 우리는 카페에 갔다. 카페 1층에는 음료를 판매했고 지하 1층에는 어린이 도서관이 있었다. 책을 읽으며 주스를 먹으니 기분이 좋았다.
휴가 동안 매일 수영을 하기로 약속했기에 우리는 숙소에 돌아가 준비를 서둘렀다. 우리 가족은 바닷물, 계곡물, 수영장물, 어떤 물도 가리지 않는다. 가족 모두 물에서 노는 걸 무척 좋아한다. 특히 이번 수영장은 하얀 버블을 뿌려주었다. 다른 사람들이 버블을 가지고 노는 사진을 보며 나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예기치 않게 버블 놀이를 하게 되어서 정말 재밌었다.
수영을 마치고 우리는 강릉 중앙 시장에 갔다. 시장에 있는 떡볶이집을 갔는데 아빠가 실수로 떡볶이 두 개를 시켜서, 음식이 나왔을 때 우리 가족은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결국 남은 떡볶이를 포장해 방으로 가져왔고 티비를 보며 먹었더니 정말 행복했다.
3일 차(화)
3일 차에는 숙소를 옮기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수영을 하고 싶어 체크아웃 후 또다시 수영장을 향했다. 평소에는 힘들어서 못 간다고 했을 텐데 놀 때는 이상하게 없던 힘도 생긴다. 다음 숙소는 강릉 선교장이라는 곳이었다. 여기는 300년 전통의 국가민속문화유산 한국의 최초 전통가옥이었다. 리모델링을 해서 내부는 보통집과 다를게 없었다. 그렇지만 외관은 진짜 전통가옥과 똑같이 생겨서 ‘우리가 여기에 묵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가는 관광객이 ‘내가 여기서 문을 열고 나가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했다.
4일차(수)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시리얼을 먹고 또다시 수영하러 갔다. 이번은 바다 수영이었다. 바다에서 즐기는 스노쿨링은 환상적이었다. 눈앞에 물고기가 지나갔고, 몸이 바다 속으로 모두 들어가면 고요한 느낌이 들었다. 계속 수영을 하다 보니 배고파져서 우리는 바닷가에서 라면을 먹었다. 해변에서 먹는 라면은 특별했다. 또한 모래를 쌓아 성을 만들었고 엄마와 동생을 모래로 덮어 주기도 했다. 내 차례가 되어 모래 속에 온몸을 넣어보았더니 모래가 약간 무거웠지만 따뜻했다. 마지막으로 다 같이 바다에 뛰어들며 4일차 수영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숙소에 돌아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올림픽 중계를 봤다. 마지막 밤이라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5일차(목)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아침부터 짐을 싸느라 바빠서 밥을 못 먹었다. 나는 전날 자기 전에 짐을 대충 싸 두어서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원래는 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아빠가 근처에 좋은 계곡을 봐 두었다며 발만 담그고 가자고 했다. 엄마는 발만 담그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경고했지만 우리는 결국 계곡을 향했다. 계곡물은 맑고 깨끗했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차가워서 더위가 모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큰 나무가 있어 뜨거운 햇빛을 가려주었다. 엄마의 예상대로 우리는 차 안에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계획이 틀어졌지만, 뜻밖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고 아빠가 발견한 3단 폭포에 누워 마지막 휴가를 즐겼다. 더위가 싹 날아갔다. 우리는 저녁까지 놀다가 밤이 돼서야 집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내내 우리는 말했다.
“우리 집이 제일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