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식물에게 물을 주려고 베란다로 나갔다. 나는 난간 쪽 식물에게 물을 주다가 난간에 붙어있는 봉투를 보았다. 봉투를 열어보니, 10만원이 들어있었다. 우리 집은 맞벌이인데 모든 돈은 엄마가 관리하기 때문에 이것이 아빠의 비상금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나는 엄마 몰래 비상금을 모으는 아빠가 불쌍했다.
엄마가 없을 때 아빠에게 비상금을 모으는 이유를 물어보았다.
나는 속삭이며 “아빠..베란다에 있는 10만원 뭐야..?”
아빠는 “아..봤어? 아빠는 새로 나온 게임기 살려고 했지ㅎㅎ”라고 했다.
나는 아빠의 비상금을 찾은 일을 그냥 넘어가긴 아까워서 아빠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아빠 그러면..내가 엄마에게 이르지 않는 대신 4만원만 줘”라고 했다.
아빠는 묵묵히 나에게 4만원을 주었고 나는 아빠에게 돈을 받고 학원에 갔다. 아직 아빠에게 받은 4만원은 내 저금통에 있다. 아마도, 아빠는 이때 자신이 기껏 모은 4만원을 주기 아까웠을 것 같다. 하지만 나에게 돈을 주지 않으면 내가 엄마에게 이를 것 같아서 돈을 준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너무 불효녀였던 것 같다. 내가 만약 효녀였다면, 아빠에게 힘내라고 응원을 해줄 것 같다. 그래서, 아빠의 생일에 돈을 많이 모은 다음 아빠에게 진심을 담은 편지와 게임기를 선물해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