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고 싶은 아이>는 첫째, 진실보다 믿고 싶은 것을 믿는 우리 사회에 대해서 말해준다. 이 책에서 사람들은 속사정까지 알려고 하지 않고 범인으로 서은이와 가장 가까웠던 주연이를 골랐다. 사람들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이유는 확증 편향 때문이다. 확증 편향이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심리적 현상이다. 이러한 확증편향이 생기는 이유는 무의식적인 욕망이 신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이 추락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했다. 그리고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추측만으로 지주연이 박서은을 죽였다고 확신했다. 확신이 생긴 사람들은 지주연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러나 진범은 지주연이 박서은을 죽이는 것을 보았다고 증언했던 목격자였다. 사건 당일 날 박서은이 지주연을 비웃자 지주연은 벽돌을 들고 교실로 올라갔다. 하지만 박서은이 그런 지주연을 또 비웃자 벽돌을 내려놓고 교실을 나왔다. 그 벽돌을 목격자가 실수로 쳐서 박서은을 죽였다. 진범은 지주연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이용해 자신의 죄를 지주연에게 떠넘긴 것이었다.
우리는 누구나 확증 편향에 빠질 수 있다. 나는 내가 한번 맞았다고 생각하면 그 생각을 잘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특히 부모님과 얘기할 때 내 의견만 고집한다. 확증 편향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둘째, <죽이고 싶은 아이>는 복잡한 인간관계를 말해준다. 주연이와 서은이의 친구 관계는 정상적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둘의 관계는 자신의 이익에 기반한 이기적인 관계이기 때문이다. 주연이는 서은이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주면서 서은에게 강하게 집착했다. 또한 서은이는 자신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주연이한테 고마워했지만, 점점 집착에 피곤함을 느꼈고, 주연을 이용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얻어내기로 결심했다.
이 책을 읽고 인간 관계가 참 이기적이라고 느꼈다. 사람들은 상대방이 필요로 할 때는 살가운 척을 하지만 불필요해질 때는 그 사람과의 관계를 끊어버리기 때문이다. 내 인간관계는 이기적이지 않다. 나는 필요로 인해 상대방을 사귀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상대방과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기 위해 사귄다.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면 우울했던 감정도 사라질 때가 있다. 나도 다른 친구와 살짝 다퉜을 때가 있었는데, 그 때 다른 친구한테 나의 감정을 공유하자 울적했던 기분이 조금 가셨었다.
나는 ‘껌’ 같은 인간 관계를 만들고 싶다. 껌은 끈적해서 이빨에 잘 붙고 잘 떨어지지 않는다. 나는 껌과 이빨의 관계처럼 잘 떨어지지 않는 인간관계를 만들고 싶어한다. ‘껌’같은 인간관계를 만들면 상대방과의 관계가 오래갈 수 있다. ‘껌’같은 인간관계를 만들려면 상대방을 이용해서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생각을 버려야한다. 그리고 초반에는 서로에 대해 탐구를 해야한다. 초반엔 서로에 대해 기본적인 것들을 물어본 다음에, 서로가 상대방에게 진짜로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면서 서로에 대해 탐구를 해가면 더 가까운 사이가 되고,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될 것이다.